Back to Top

Inewhair

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12) 민주주의는 대머리의 적인가?

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12) 민주주의는 대머리의 적인가?

글: 황바울   감수:성형외과전문의 김진오

 

민주주의는 대머리의 적인가?

 

2023년 6월, 민간군사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에 있던 병사를 돌려 모스크바로 진군합니다.

쿠데타는 얼마 못 가 실패하였는데, 몇몇 사람들은 실패 원인을 엉뚱한 곳에서 찾았습니다. 바로 그가 대머리이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거죠.

 

(사진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Bald%E2%80%93hairy)

 

러시아는 200여 년 동안 대머리와 비대머리가 번갈아가며 국가원수를 해왔습니다.

그렇기에 대머리인 푸틴이 집권하고 있는데, 이어서 대머리인 프리고진이 집권할 수 없다는 거였죠.

사람들은 이 우연에 놀라워했지만, 더 놀라워해야 할 우연은 따로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아이젠하워(1953~1961) 대통령 이후 단 한명의 대머리도 대통령에 당선된 적이 없습니다.

무려 11명 연속으로요. 러시아와 미국의 탈모 비율이 유의미하게 다른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두 나라 모두 성인 남성 기준 약 40% 정도가 탈모니까요.

그저 우연히 11명 연속으로 비대머리가 당선될 확률은 0.6의 11제곱, 그러니까 0.36279706%에 불과합니다.

 

저는 이것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민주주의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도 민주화 이후 대머리 대통령은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여자 대통령은 나왔지만요.

혹시 민주주의는 대머리의 적인 게 아닐까요? 챗GPT에게 한번 물어봤습니다.

 

  1. 지난 60년 동안 미국에서는 대머리 대통령이 나오지 않았다. 민주주의는 대머리의 적인가?
  2. 아니요, 민주주의는 대머리와 무관한 정치적 체제입니다. 대머리 대통령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단순히 대통령 후보자나 대통령들의 외모나 특징과 관련된 우연의 일치나 경향일 수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은 다양한 외모와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대통령으로서의 역량과 정책 등이 더 중요한 요소로 간주됩니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의견을 존중하고 대표하는 체제로, 국가의 행정부와 입법부가 국민의 선택을 통해 형성되고 정책이 결정됩니다.

이와는 관련없이 민주주의 체제에서도 다양한 인물이 대통령이나 정치적 리더로 등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외모나 특징과는 무관하게 역량과 정책이 정치적 성패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글쎄요? 저는 챗GPT의 말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외모나 특징과는 무관하다는데, 조지 오웰이 쓴 <동물농장>의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저는 이 문장을 이렇게 바꾸고 싶습니다.

“민주주의는 대머리와 무관한 정치적 체제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무관하다.”

 

황바울

– 2015 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 동화부문 수상

-2018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수상

– 2020 진주가을문예소설 부문 수상

-2021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 수상

 

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더 보기

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11) 하인즈는 왜 잉크를 만들었을까?

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10) 탈모인을 위한 미래는 없다?

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9) 대머리가 매력인 시대가 올 수 있을까?

Facebook
Twitter
Email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