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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의학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기사등록 일시[2016년 08월 01일 10:08] 글·김진오 NHI 뉴헤어의원 원장

얼마 전 필자가 운영하는 블로그를 통해 20대 후반의 한 청년이 유전자 검사를 통한 탈모 진단의가능성에 대해서 문의해왔다. 할아버지, 아버지 모두 탈모를 앓고 있어 본인에게도 탈모가 나타날까 걱정이었는데, 우연히 유전자 검사를 통한 탈모 검진에 대한 뉴스를 보게 되었다고 했다.
 
이 검사를 통해 자신의 탈모 위험도를 알 수 있다면 하루 빨리 검사를 받을 것이며, 위험도가 높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미리 관리를 시작해 탈모가 오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근 탈모 환자들 사이에서 떠오르고 있는 핫 이슈가 있다. 탈모를 예측할 수 있다는 유전자 검사다. 지난 6월 보건복지부에서 민간 업체의 유전자 검사를 허용함에 따라, 병원에 가지 않고도 누구나 손쉽게 유전자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유전자 검사를 의뢰한 뒤 검사 키트의 면봉을 입 안에 넣어 구강 상피 세포를 채취, 업체에 보내면 약 4주 후 자신의 탈모 유전 여부와 위험도를 확인해 볼 수 있다.
 
탈모의 유형 중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남성형 탈모의 경우 유전과 남성호르몬에 의해 발생해 유전자가 탈모 발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할아버지나 아버지 등 탈모를 겪고 있는 가족이 있는 젊은 남성들은 아직 탈모가 진행되지는 않았어도 유전자 검사를 통해 본인의 탈모 발생 가능성을 확인하고, 미리 치료제를 복용해 탈모를 예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검사는 정확도가 떨어져 오진 위험이 높다. 잘못된 진단이 나오면 탈모임에도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탈모가 아닌데도 괜한 걱정을 할 수 있다. 또, 탈모는 단일 유전자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유전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다.
 
탈모 유발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도 탈모 발현 시기와 진행 정도를 미리 가늠할 수 없어 현실적으로 예방을 위한 치료는 불가하다. 그럼에도 탈모가 걱정된다면, 유전자 검사보다는 병원을 찾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남성형 탈모는 한 번 시작하면 증상이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이라 치료 시기가 매우 중요한데, 꾸준히 의료진의 검진을 받으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남성형 탈모 치료법은 크게 약물 치료와 수술 치료로 나뉜다. 보통 초기에는 미국 FDA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 받은 먹고 바르는 약물 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변환되는 과정을 차단하여 탈모를 치료하는 먹는 약은 임상 연구에서도 90% 이상의 탈모 억제 효과와 70% 이상의 발모 효과를 입증했다. 바르는 약은 두피의 혈액 순환을 개선해 발모를 촉진하며, 경구용 약제와 병용할 경우 치료 효과는 더욱 크다.
 
이미 탈모가 심하게 진행된 경우에는 모발이식 등의 수술 치료를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모발이식 수술은 뒷머리의 모낭을 채취해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것으로 환자의 탈모 진행 상태에 따라 절개법과 비절개법 중 적절한 방법으로 진행한다. 절개법은 두피를 절개하여 모발을 채취하기 때문에 모낭을 정교하게 분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수술 후 가는 실선의 흉터가 남을 수 있다.
 
비절개 모발이식은 모낭을 절개하지 않고 하나하나 채취하여 이식해 흉터와 통증을 최소화하며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한 번 이식한 모발에서는 더 이상 탈모가 진행되지 않지만, 주변 모발에서는 추가적인 탈모가 진행될 수 있다. 먹고 바르는 약물 치료는 수술 후에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유전자 검사 시장이 확대되면서 여러 업체들이 탈모의 유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탈모의 발현과 진행 상태까지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법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있듯, 탈모 유전자만 믿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괜히 불필요한 치료나 관리에 헛된 돈을 쓰게 될 수 있다.
 
탈모를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기적인 의학적 검진과 조기 치료이다. 이를 명심해 꾸준히 지켜나간다면, 더 이상 휑한 머리를 걱정할 일은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