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황바울 감수: 성형외과전문의 김진오
축구, 대머리 팀 vs 풍성한 모발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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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스포츠 미디어 플랫폼 스코어스에서는 대머리 팀 vs 풍성한 모발 팀의 올스타 라인업을 게시했습니다.
양팀 모두 쟁쟁했지만, 네티즌의 승자예측은 한쪽으로 쏠렸습니다. 대머리 팀이 이긴다는 거였죠. 잃을 게 없기에 강하다는 주장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지만 과학적이지는 않습니다.
브라질 월드컵을 앞둔 2014년,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한 도박회사의 의뢰를 받아 잉글랜드의 월드컵 우승 공식을 도출했습니다. 유니폼의 색, 심판의 출신 대륙, 온도 및 고도, 경기 시작 시각 등에 따라 승리확률이 달라진다고 주장한 거죠. 흥미로운 점은 페널티킥 성공률과 머리카락에 대한 부분입니다.
주로 쓰는 발이 왼발인지 오른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도, 대머리나 금발이 페널티킥을 더 잘 찬다고 분석했습니다. 그 이유를 묻자, “과학계의 거대한 미스터리”라고만 답했습니다. 그러니 이 역시 근거가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스티븐 호킹이 우승팀으로 예상한 브라질은 7:1이라는 충격적인 점수로 독일에 패배하고 말았죠.
축구가 탈모를 유발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축구는 대표적인 야외운동이죠. 야구와 다르게 모자도 쓰지 않다 보니 자외선을 장시간 받게 됩니다. 자외선은 케라틴층을 파괴하고, 모근을 건조하게 만듭니다. 또 많은 양의 땀은 염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보면 대머리는 노력의 흔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사실 축구가 머리에 끼치는 악영향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헤더는 헤어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뇌에는 큰 영향을 끼칩니다. 축구선수가 치매에 걸릴 확률은 일반인보다 3.7배 더 높고, 헤더를 많이 해야 하는 수비수의 경우에는 그보다도 더 높죠.
이제 월드컵 시즌입니다. 잠시 모공과 모발의 고민에서 떨어져 공과 발에 집중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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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더 보기
황바울
– 2015 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 동화부문 수상
-2018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수상
– 2020 진주가을문예소설 부문 수상
-2021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 수상
“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3) 축구, 대머리 팀 vs 풍성한 모발 팀”의 1개의 댓글
대머리 폼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