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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9) 대머리가 매력인 시대가 올 수 있을까?

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9) 대머리가 매력인 시대가 올 수 있을까?

글: 황바울   감수:성형외과전문의 김진오

 

 

대머리가 매력인 시대가 올 수 있을까?

 

*

저는 탈모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어쩌면 시류에 편승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지금 시대는 탈모인을 결코 아름답게 보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아름다움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변합니다. 최근에도 모두가 다 알만한 변화가 있었죠. 바로 마스크입니다. 감염취약시설과 의료기관 등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다니시는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감염을 우려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미세먼지 때문일 수도 있지만,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어서일 수도 있습니다.

2021년 2월, 영국 카디프 대학의 연구진은 마스크 착용자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했습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 천 마스크를 쓴 사람, 파란색 덴탈 마스크를 쓴 사람, 책으로 얼굴 하부를 가린 사람의 사진을 보여준 뒤 매력도를 평가하게 한 거죠.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책으로 얼굴 하부를 가린 사람보다 마스크를 쓴 사람의 매력도가 더 높았습니다. 똑같은 마스크여도 덴탈 마스크를 쓴 사람의 매력도가 더 높았고요.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걸까요?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 박사는 과장을 일삼는 뇌의 작동원리가 이유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얼굴의 가려진 부분을 뇌가 자기 멋대로 멋있게 채우면서 전체를 과대평가하게 된다는 거죠. 의료용 마스크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건 의료진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고요.

 

 

어느 쪽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시나요?

 

사실 코로나 이전의 마스크 착용은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진화심리학적으로 봤을 때 우리는 병이 없거나 병의 흔적이 없는 파트너를 선호합니다. 마스크는 병을 떠올리게 하므로 부정적으로 보였는데, 이제는 그런 인식이 사라진 겁니다. 마스크 착용은 오히려 질병을 잘 예방하는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어줬습니다.

그렇다면 대머리 역시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을까요? 세계 곳곳에 ‘모로나’라는 질병이 창궐하는데, 그 병은 신기하게도 머리카락을 통해서 전염된다고 가정해봅시다. 전염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마스크 착용 대신 삭발을 해야겠죠? 그렇게 몇 년이 지난다면 대머리도 하나의 매력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또다시 커다란 전염병이 돌기를 바라는 건 아닙니다. 다만, 그 어떤 병을 옮기지 않는데도 모자나 가발로 머리를 가리고 다녀야 하는 탈모인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황바울

– 2015 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 동화부문 수상

-2018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수상

– 2020 진주가을문예소설 부문 수상

-2021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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